전쟁터 같은 구마모토, 구멍 뚫린 성벽·주저앉은 가옥 등 처참한 모습
지난 14일 일본 구마모토(熊本)지역을 강타한 지진으로 400년 역사의 구마모토성 지붕과 담이 무너지는 등 피해가 확산되고 있는데, 구마모토성은 임진왜란 때 조선을 침공한 일본 장수 가토 기요마사가 지었고 1607년 완공됐다.
▲ 15일 일본 구마모토성의 성곽과 지붕이 무너져 있다. 지어진 지 400년이 넘은 이 성은 전날 지진으로 파손돼 관광객 출입이 금지됐다. 구마모토 | AFP연합뉴스
구마모토성은 일본의 3대 성 중 하나로 구마모토를 상징하는 명소다. 또 일본인의 자존심이 담긴 고속철도 신칸센(新幹線)이 회송 중에 탈선하면서 규슈(九州)지역 신칸센이 모두 운행을 하지 못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주민 9명이 숨지고 1100여명이 다쳤다.
15일 오전 어둠이 걷힌 뒤 모습을 드러낸 구마모토성은 처참한 모습이었는데, 아름다운 외관을 자랑하던 성 중심부 천수각과 주변 건물 지붕이 대거 무너져 내렸고, 돌담 100여m도 허물어졌으며, 성 정문 부근의 담장이 크게 무너지면서 성으로 들어가는 통로가 막히기도 했다.
14일 오후 9시26분 발생한 규모 6.5의 지진과 이후 15일까지 이어진 강한 여진에 의한 충격으로 파손된 것으로 보이며, 구마모토성 붕괴에 따른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당국은 15일 관광객의 입장을 제한하고 정확한 피해 상황을 조사하고 있다.
14일 오후 9시25분 회송을 위해 구마모토역을 출발한 규슈신칸센 열차는 1분쯤 지나 강한 지진을 만나면서 6량 모두 탈선했는데, 1964년 개통된 신칸센이 탈선한 것은 이번이 4번째로, 운행사인 JR규슈는 15일 규슈지역 신칸센 운행을 모두 중지시키고 탈선 원인을 조사하고 있으며, 구마모토지역 고속도로와 도로에도 큰 균열이 생겼고, 아파트의 복도가 분리되는 등 주택가 피해도 컸다.
구마모토현 경찰은 이번 지진으로 마시키마치(益城町)와 구마모토시에서 주민 9명이 숨지고, 1108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으며, 또 지진지역 주민 1만6000여명이 피난소 등에 대피해 있다.
이번 지진은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규모 9.0) 이후 일본에서 발생한 지진 가운데 가장 강했는데, 14일 밤 첫 지진 후 15일까지 진도 5~6의 강진을 포함한 100여차례의 여진이 이어졌다.
마시키마치의 무너진 건물 더미 속에서는 생후 8개월된 아기가 출동한 소방대원들에 의해 구출되기도 했다. 구마모토현을 관할하는 후쿠오카(福岡)총영사관 측은 한국인의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도시의 자랑인 고성(古城) 성벽은 폭격을 받은 듯 했고, 주민 대부분이 대피한 마을은 격렬한 시가전을 치른 전장 같았으며, 규모 6.5의 강진이 일본 규슈(九州) 지역을 강타한 다음날인 15일, 최고 진도 7이 관측되면서 가장 큰 피해가 발생한 곳은 구마모토(熊本) 시와 인근 마시키다.
지은 지 400년이 넘은 시 중심의 구마모토성은 전날의 충격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었는데, 성의 담벼락 일부는 마치 폭격을 받은 듯 처참하게 무너져 내렸고, 성벽에는 지름 1m가 넘는 구멍이 생겼으며, 성의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천수각은 목재가 앞으로 튀어나왔고 기와는 너덜너덜해졌다.
▲15일 촬영한 구마모토성의 무너진 담벼락(연합뉴스)
▲구멍난 구마모토성 성벽(구마모토시=연합뉴스)
최대의 피해가 발생한 구마모토현 마시키 마치의 상황은 그야말로 처참했으며, 지은 지 오래된 가옥들은 허망하게 허물어져 있었고, 담장들은 이미 무너져 있거나 툭 건드리면 앞으로 쓰러질 것 같았으며, 도로는 곳곳에 금이 가거나 구멍이 생겼고, 주유소에서는 주유기가 쓰러진 채였다.
▲15일 구마모토현 마시키 마치의 쓰러진 가옥(연합뉴스)
▲구마모토현 마시키 마치의 쓰러진 주유기(연합뉴스)
집 앞에 누워있는 자전거들은 지진 당시의 황망한 상황을 짐작케 했는데, 주민들이 대부분 대피한 가운데, 물건을 상점 밖으로 빼내 정리하는 상인들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곳곳에서 구조 활동을 위해 출동한 자위대원과 소방 대원들의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고 사이렌 소리는 끊이지 않았으며, 마시키 마치를 향하는 택시 안에서도 한차례 강한 여진의 흔들림을 감지할 수 있었다.
▲마시키 마치의 무너진 담벼락(연합뉴스)
지진 당시 구마모토 시내에서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한 택시기사 시마다(53) 씨는 "도로 위에 있는데도 20∼30초 동안 좌우로 굉장한 흔들림을 느꼈다"며 "이런 지진은 처음 경험했다"고 말했으며, 50세 여성 에자키 씨는 "집(단독주택)에 있었는데 서 있을 수 없을 정도였다"며 "가족과 함께 주차장에 가서 차에서 밤을 보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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