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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 질병’ 사전에 알아챈 애완동물들

‘주인 질병’ 사전에 알아챈 애완동물들

 

간질 발작이나 기절 등 위기의 순간에 애완동물 도움을 받아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던 사람들의 이야기는 종종 우리에게 놀라움을 주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더 나아가 애완동물들이 주인에게 다가오는 건강상의 위협을 사전에 알아차릴 수 있다는 근거들이 최근 제시되고 있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은 31일(현지시간) 애완동물들 특유의 강력한 감각 덕분에 죽음의 위기를 넘길 수 있었던 영국인 남녀의 사연을 소개했다.

 

- 주인의 목을 핥아 식도암을 알린 개 몬티

 

올해 71세인 영국 남성 마틴 켈리는 지난 2013년 애완견 몬티 덕분에 식도암을 조기 발견하고 건강을 되찾을 수 있었다.

 

 

 

마틴은 몬티를 만난 것이 “운명”이었다고 말하는데, 계속해서 애완견들을 키워왔던 마틴과 그의 아내는 몬티를 만나기 전 개를 더 이상 키우지 않기로 결심한 상태였는데, 나이가 너무 많아 개를 키울 여력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외국인 친구가 고향으로 돌아가며 10개월이 된 몬티를 입양할 것을 제안 했을 때, 몬티에게 한 눈에 빠진 부부는 결심을 결국 철회하고 몬티를 키우기로 했다.

 

그런데 입양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몬티는 이상한 행동을 하기 시작했는데, 마틴이 매일 저녁 소파에 앉아 TV를 볼 때마다 바로 옆에 앉아 마틴의 목 일부분을 핥았던 것이다.

 

몬티가 매번 정확히 같은 부위를 핥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마틴은 해당 부위를 자세히 살펴보았고, 엄지손톱만한 작은 혹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지만, 다른 이상증상이 없는 탓에 대수롭잖게 여겼다.

 

그러던 같은 해 5월, 마틴은 다른 문제로 병원을 찾았다가 몬티 때문에 발견했던 작은 혹이 생각나 지나가는 투로 의사에게 이에 대해 물었다. 그런데 의사의 반응이 심상치 않았고, 의사는 그 즉시 이비인후과 전문의를 찾아갈 것을 권했다.

 

전문 병원을 찾아 받은 진단명은 놀랍게도 식도암이었는데, 그는 절망했지만 암이 초기에 발견됐기 때문에 충분히 이겨낼 수 있다는 의사들에 말에 희망을 가졌다.

 

이때 몬티는 주인의 곁을 지키며 그가 병을 이겨낼 힘을 주었으며, 결국 같은 해 6월 수술에 성공한 마틴은 다행히 현재 건강한 상태다.

 

마틴은 “몬티가 아녔다면 목에 이상이 있다는 점도 몰랐을 것이고 암은 더 진행됐을 것”이라며 몬티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 주인의 유방암을 먼저 발견한 말 머틀

 

38세 영국 여성 헬렌 메이슨이 키우는 말 머틀은 주인이 전혀 느끼지 못했던 유방암의 징후를 먼저 발견하고 그녀를 지킬 수 있었다.

 

 

2011년, 메이슨은 자신의 말 머틀의 갑작스런 행동에 깜짝 놀랐는데, 먹이를 담아둔 바지 주머니를 코로 찌르곤 하던 머틀이 느닷없이 그녀의 가슴을 찔러대기 시작한 것이다.

 

메이슨은 거의 아플 정도로 그녀의 왼쪽 가슴을 정확히 누르는 머틀의 행동에 당황할 수밖에 없었는데, 그렇게 머틀에게 놀랐던 그녀는 자신의 왼쪽 가슴 피부에서 움푹 파인 듣한 자국까지 발견했고 결국 같은 해 8월 지역의 의사를 찾아가 진료를 받았다.

 

증상을 확인한 의사는 그녀에게 더 큰 병원에 가서 진단을 받으라고 말했고, 그녀는 불안한 마음으로 큰 병원에서 조직검사 결과 유방암 진단을 받았다.

 

이런 청천벽력 같은 소식에 좌절했던 메이슨에게 있어 머틀에 대한 사랑은 암을 이겨낼 강한 원동력이 됐는데, 그녀는 병상에 있는 동안 마음속으로 머틀에게 “꼭 살아남아 너와 함께 늙어가며 여생을 살겠다”고 다짐했고 그 덕분에 병마를 이겨낼 수 있었다고 전한다.

 

- 동물의 ‘예지능력?’ 아마도 강력한 후각 때문

 

이렇게 동물들의 힘으로 인간의 질병을 찾아낼 수 있다는 주장은 얼핏 듣기엔 황당하게 들리지만, 그러나 최근 이에 대한 과학적 근거가 연구자들에 의해 제시되고 있다.

 

일례로 이탈리아에서는 알세이션(Alsatian)이라는 견종 두 마리를 훈련시켜 전립선 암환자를 가려내는 실험을 진행해 큰 성과를 거두었는데, 이 실험에서 개들은 전립선암환자 360명과 건강한 사람 540명의 소변 샘플을 냄새 맡고 환자를 가려내는 시도를 했는데 그 정확도는 96%에 달했던 것으로 전한다.

 

전문가들은 동물들이 인간보다 월등히 뛰어난 후각을 이용해 이 같은 일을 해내는 것으로 추정하는데, 개의 경우 약 3억 개의 후각 수용기를 가지고 있는데, 이는 약 500만 개에 불과한 인간의 60배에 달한다.

 

의사들은 더 나아가 개들이 암 뿐만 아니라 당뇨로 인한 저혈당 증상이나 간질발작 발생 임박상태 등을 감지할 수 있다는 사실도 밝혀낸 바 있다.

 

사진=데일리메일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