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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옷값, 하루아침에 1000% 인상”…

베네수엘라 옷값, 하루아침에 1000% 인상

 

심각한 경제난에 빠진 베네수엘라에서 서슬퍼런 가격 단속이 전개되고 있다.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서 가격을 수직 인상하는 업체가 속출하면서다.

 

 

 

특히 일부 업체가 하루아침에 최고 1000%까지 가격을 올리면서 옷과 신발의 가격이 천장 모르게 뛰고 있다. 베네수엘라 정부 기관인 '정당한가격감독청'은 최근 카라카스의 주요 상권에서 가격단속을 실시했다.

 

시티마켓 등 대형 쇼핑센터에서 진행된 단속에서 감독청장 윌리암 콘트레라스는 "가격을 내리지 않으면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상인들에게 최후 경고를 보냈다.

 

그는 "가격표의 가격과 계산대에 찍히는 실제 가격이 다른 경우가 다수 적발됐다""상인들이 기계를 조작해 폭리를 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가격표엔 옛 가격을 표시해둔 채 슬쩍 올린 가격을 받는 곳이 많았다는 얘기다.

 

단속 현장에서 콘트레라스 청장은 당장이라도 상인들을 모조리 감독에 보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베네수엘라 형법에 따르면 매장에 표시된 가격과 실제로 계산되는 가격이 다른 경우 범죄가 성립된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베네수엘라가 대대적인 가격단속에 나선 건 소비자 제보가 빗발치면서다.

 

소비자들은 "(가격표의) 가격과 상인이 받는 실제 가격 사이에 최고 10배의 차이가 난다"'정당한가격감독청'에 개입을 촉구했다.

 

제보는 사실이었다. 현지 언론은 "일부 옷가게와 신발가계가 계산시스템을 조작해 낮게는 가격표의 가격보다 300%, 높게는 1000% 비싼 가격에 물건을 팔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상인들은 상인들대로 할 말이 많다. 암달러가 많이 올라 옛 가격을 유지하면 오히려 손해를 본다는 게 상인들의 주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상인은 "정상가격으로 물건을 팔면 이익은커녕 오히려 손해만 불어난다""제값을 받거나 아예 물건을 팔지 않는 게 유일한 생존대책"이라고 말했다.

 

상인들에게 가장 부담이 되는 건 환율이다.

 

현지 언론은 "볼리바르의 화폐가치가 왜곡돼 상인들도 갈팡질팡하고 있다"며 손해를 보면 안된다는 절박감에 과도하게 가격을 올리는 업체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보도했다.

 

가격폭등에 소비자 불만이 누적되면서 '정당한가격감독청'이 기존의 정상가격까지 30~50% 내리라고 강요하고 있어 베네수엘라 상인들의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한편 가격 단속에는 무장한 군까지 투입되면서 현장 분위기는 더욱 살벌해지고 있다.

 

사진=엘우니베르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