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성서 육각형 소용돌이 포착
우주에 대한 경외감을 자아내는 토성은 신비로운 고리로만 유명한 것은 아니다.
토성의 북극 지역에는 '치명적인 아름다움'이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육각형 구름이 존재한다. 30여 년 전 미항공우주국(NASA)의 보이저 1호가 처음 발견한 이 육각형 구름은 그동안 천문학자들의 많은 의문을 불러왔다.
15일(현지시간) NASA는 토성탐사선 카시니호가 촬영한 토성 북반구의 새 사진을 공개했다. 태양빛을 받아 환하게 빛나는 사진에서 눈에 띄는 것은 뚜렷하게 보이는 육각형 구름으로 그 정체는 바로 무시무시한 소용돌이다. NASA가 붓으로 수채화를 그린 것 같다고 묘사한 토성의 극소용돌이(polar vortex)는 지구의 허리케인과 유사하지만 비교가 불가할 정도로 스케일이 다르다.
이 소용돌이의 길이는 약 3만 2000㎞로 지구 적도 반지름이 약 6378km인 것과 비교하면 그 크기가 상상을 초월한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지구의 허리케인이 1주일 남짓이면 끝나는 것과 달리 토성의 소용돌이는 보이저호가 처음 관측한 이래 지금도 지속된다는 점이다. 또한 육각형 중심에 위치해 있는 점은 태풍의 눈과 비슷한 소용돌이의 눈(Eye)이다. 이 사진은 지난 9월 5일 토성과 약 140만 km 떨어진 곳에서 촬영됐으며 픽셀당 크기는 86km다.
한편 12년 전인 지난 2004년 인류 최초로 토성궤도에 진입한 카시니호는 사진만큼이나 화려한 업적을 남겼다. 카시니호의 탐사 덕에 인류는 토성의 고리와 육각형의 정체, 메탄 바다가 있는 타이탄의 비밀을 밝혀냈다. 이처럼 큰 업적을 남긴 카시니호도 내년 9월 토성 내부의 생생한 탐사자료를 '목숨'과 맞바꾸며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사진= NASA/JPL-Caltech/Space Science Institu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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