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 내기마을 지하수 라돈 오염으로 마을 존폐 위기
지리산 청정마을이던 남원시 이백면 강기리 내기마을은 넓은 농토와 섬진강을 배경으로 좋은 터로 알려졌지만 불행이 시작된 것은 2009년부터다. 주민들은 이웃집 사람이 암에 걸려 하나둘씩 세상을 떠나거나 투병하는 걸 보면 언제 또 누가 암에 걸릴지 '암 공포'에 두려움을 느기고 있으며, 이런 불운이 겹치면서 이웃주민과 한자리에 모여 환하게 웃어본 날이 언제인지 까마득하다.
내기마을은 현재 주민 40여명에 불과한 작은 마을이지만 6명이 폐암, 후두암 등으로 사망하고 현재 7명이 식도암 등 각종 암과 사투를 벌이면서 암환자가 집단으로 발생한 마을로 낙인됐다.
맑고 깨끗한 마을에 살기위해 2009년 2월 서울에서 귀농해온 이동원(64) 씨는 "식도암에 걸려 현재 항암치료를 받고 있으며, 이씨는 "앞날이 암울하기만 하다"며 '다른 주민들이 더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하루빨리 역학조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말하며, 주민들은 암 집단 발병으로 불안해지자 지난 3월 전북도 등에 철저한 원인 규명을 요구했다.
주민들은 1995년부터 마을 주변에 아스콘공장, 고압송전탑 등의 시설이 들어서면서 이같은 피해가 발생했다며 정부가 서둘러 역학조사를 벌여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갑상선암을 앓는 김모(71)씨는 "아스콘 공장이 들어서기 전에는 마을 앞 냇가에는 일급수에서 서식하는 꺽지 등 각종 물고기가 살았는데 지금은 흔적도 찾아볼 수가 없다"며 "더는 주민의 피해가 없도록 아스콘 공장을 폐쇄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원시와 전북도 보건환경연구원은 주민의 목소리가 커지자 식수·토양에 대한 검사를 실시, 10곳 중 3곳에서만 일반 세균이 기준치 이상 검출됐고 납, 수은, 페놀 등 인체에 해로운 물질은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주민들은 "수박 겉핧기식 조사는 신뢰할 수 없다"며 수차례에 걸쳐 정부의 철저한 원인 규명을 요구해왔다.
이러한 논란이 지속하던 중 환경안전건강연구소는 이백면 내기마을 지하수의 라돈 오염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조사결과를 발표했다.이 연구소는 내기마을 일대 지하수 6곳의 라돈 농도를 조사한 결과, ℓ당 최저 2478.27pCi(피코큐리)에서 최고 7663.71pCi로 측정됐다고 밝혔는데, 이는 미국 환경보호청(EPA)의 음용수 권고 기준치인 ℓ당 300pCi보다 적게는 8배에서 많게는 26배에 이를 만큼 높은 수준이라고 연구소는 설명했다.
조사에 참여한 최경호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주민이 식수로 사용하는 지하수의 라돈 오염 수준이 심각한 상황"이라며, "라돈이 노출되는 주요 경로를 파악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남원시는 환경부에 민·관 합동조사반 구성과 국립환경과학원에 정밀조사를 의뢰하고 질병관리본부 암 역학조사관련 협조방안 등을 모색하고 있으며, 이달 중 상수도공급을 위한 공사를 시작해 연말까지 수돗물을 공급하겠다고 밝혔지만 공포에 떠는 주민들 마음의 상처를 하루빨리 치유하려면 정부 차원의 철저한 원인규명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강기리 이장 김중호(47) 씨는 "400년 이상 터를 잡고 살아온 마을에 이런 일이 없었는데 인근에 아스콘공장과 고압선 철탑이 들어서면서 악연이 시작됐다"며 "이곳에서 흘러 내려가는 물이 남원시민의 식수원인 요천으로도 흘러들어 가고 있어 더 많은 피해가 예상된다"며, 하루빨리 정부 차원의 조사가 이루어져 원인을 명확히 밝혀야 할 것 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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